이번 인터슈츠 때 몇가지 재미있는 만남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아이슬란드에서 온 소방서장과의 만남이었다. 우리 회사에는 아이슬란드 소방관들은 술꾼들로 알려져있는데, 몇 년 전 모 전시회에서 오전 9시30분에 맥주를 찾았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내려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에게는 성(family name)이 없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다. 인구가 천 명 남짓에 불과한 마을의 소방서장인 데이빗 군나르손(David Gunnarsson)이 "데이빗은 내 이름이고 군나르손은 내가 군나르의 아들이라는 뜻이야. 내가 가령 마크(Mark)라는 이름의 아들을 낳으면 걔는 마크 데이빗손(Mark Davidsson)이 되는거고, 엘라(Ella)라는 딸을 낳으면 걔는 엘라 데이빗도티어 (Ella Daviddottir)가 되는거지."
그렇다면 기껏해봐야 내 이름, 그것도 성이 아닌 이름이 한 세대를 가고 그 다음에는 없어지는 것인데, 대를 잇는다는 것 같은 관념은 굉장히 희박하고, 아들이나 딸에 대한 선호도 당연히 약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출산율은 1.75 수준.
아이슬란드는 면적으로는 남한과 비슷한데, 인구는 세종시보다도 적은 36만명에 불과하다. 소방관 수도 당연히 엄청 적고. 데이빗은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소방관들은 직업 소방관이 아닌 의용 소방관이라고 말했다.
인터슈츠에는 서장급 인사들만 10명 정도가 왔다고 한다. 거리로 따져보면 아주 멀지는 않으니 오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이슬란드 소방의 문제는 소방서가 아무리 작아도 커버해야 하는 (대개는 매우매우 넓은) 지역이 있고,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장비가 있으니 그런 것을 다 갖추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라고. 한국 대도시와 비교해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했는데, 달라도 너무 달라서 서로 충격을 받았다.
나중에 온천 놀러오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했는데, 내가 살면서 과연 아이슬란드에 갈 일이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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