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결국 장비를 착용하고 현장에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시험기구에 연결된 센서가 아니라 사람의 피부이기 때문입니다. 숫자로 표시된 성능 수치는 해당 제품이나 샘플이 해당 시험에 대해서 좋은 성능을 냈다는 것이지, 실제로 착용한 사람이 그 제품에 의해서 화상의 저감이나 더 나은 활동성을 보장받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차이를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 차이를 알아야 왜 화재가 빈번하고 위험요소가 많은 소방본부일수록 "신기술"을 도입하는데 어떤 때는 관망적인 입장을 취하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것이 잘 작동하고 있다면 굳이 새로운 것을 선제적으로 도입해서 동료 소방관을 베타테스터로 쓰기 보다는 이런 과제(?)를 좀 더 도전적인 태도를 취하는 소규모 소방본부에게 맡기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죠.
PBI의 상업 생산이 시작된 것은 1984년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최대소방본부인 FDNY가 PBI를 채택한 해는 1994년이었죠. PBI가 방화복의 겉감으로서 다른 소재보다 낫다는 연구 리포트가 정식으로 발간된 것은 1985년의 일이었습니다.
PBI가 40년간 소방에서 널리 사용되는 동안에도 각종 신소재들이 소방에 소개되었다가 퇴출되기를 반복했습니다. 숫자로 표시되는 표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소재들도 표준 시험을 벗어난 현장 환경에서 사용되었다가 그제서야 발견된 단점들로 인해 소방본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의 한 소방본부가 구매했던 이 방화복은 사용 6개월만에 어깨부분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제품은 당연히 당시 유럽 표준인 EN469:2005를 충족했기 때문에 현장에 공급이 될 수 있었습니다. 표준에 부합한다는 것이 현장에서 사용했을 때 품질이나 성능에 대한 보장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는 한가지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방화두건용 PBI니트 원단이든 방화복용 PBI직물 원단이든 저희가 자신있게 제품을 추천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거쳐야 할 현장에서의 성능 검증은 이미 유럽과 북미, 대양주의 소방관들이 다 해줬으니까요. 우리 소방관들은 그냥 입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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