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7일 수요일

구조용 가죽장갑은 화재진압용 장갑이 아닙니다.

<요약> 화재현장에 존재하는 각종 위험으로부터의 보호라는 목적의 달성 측면에서 화재진압용 인증이 없는 가죽장갑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화재현장에서는 항상 화재진압용으로 제작되고 관련 표준에 대한 인정/인증을 받은 장갑을 사용합시다.

화재진압용 장갑 SIGA PBI Plus 5* (제품 페이지)

구조용 가죽장갑
  
 
화재진압용 장갑
가죽장갑
배열층구조 

및 

열방호성능
겉감+방수투습천+안감

특수방화복과 유사한 배열층

열침투속도를 늦추고 제한하여 화상을 방지함
겉감+(얇은)안감

그립감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열방호성능에 대한 고려가 없음
 
방염
PBI, 아라미드 등, 불이 붙지 않는 소재를 사용
방염 성능이 없는 가죽 또는 인조가죽의 경우 붙은 불이 잘 꺼지지 않음
내열
PBI, 아라미드 등 열에 의해 쉽게 수축하지 않는 소재를 사용
일반 가죽 또는 인조가죽을 사용한 경우 열을 가했을 때 장갑이 수축하여 착용자는 쉽게 화상을 입을 뿐만 아니라 장갑을 제거하기도 어려움
방수
화재진압용 장갑에는 반드시 방수투습천을 사용하도록 되어있음
 
방수투습천을 사용하지 않는 장갑은 착용자의 손을 젖게 함

손이 젖은 상태에서 화염이나 고온에 노출되는 경우 마른 상태에 비해 훨씬 빠르게 화상을 입을 수 있음
충격보호
협소공간 진입 등 소방현장에서의 필요에 따른 적절한 충격보호재가 사용됨
그립감과 민첩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충격보호재는 사용되지 않거나 사용이 최소화 됨
보호범위
손바닥, 손등 및 손목 부분을 열과 화염 등 화재현장에서의 위험으로부터 보호
손목 부분에 대한 보호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으며, 제공되는 보호는 찢김, 뚫림, 당김, 마모 등 역학적 위험에 대한 것으로 한정
인증
KFI 인정(한국), EN 659(유럽), NFPA 1971(북미) 등 화재진압용 장갑에 대한 표준에 부합하는 제품
 



260℃ 오븐에서 5분 동안 열에 노출시킨 가죽장갑의 수축 
(왼쪽: 원제품 오른쪽: 시험 후)

2018년 1월 8일 월요일

<소방관 상식> PBI가 이 실험을 하는 이유


위 영상 속 실험은 Dynamic Flame Test라고 합니다.

이 실험은 방화복에 사용되는 PBI계열 원단과 아라미드 원단의 차이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PBI계열 겉감원단을 선택하는 많은 소방본부들이 주목한 시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실험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방화복이 어떤 성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정하는 표준(standard)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소방용특수방화복 성능시험 및 제품검사 기술기준(2015.12.18 개정)'이 방화복의 최소성능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소방용특수방화복 성능시험
 및 제품검사 기술기준

국가마다 지역마다 다른 기준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모든 기준들은 방화복의 성능을 개별 원단 수준에서, 원단 전체 수준에서, 그리고 완성된 방화복 수준에서 확인합니다.

방화복의 구성은 겉감-방수투습천-안감

예를 들자면, 시험 항목 중 '화염저항성 시험'은 겉감, 투습방수천, 안감을 각각 불꽃에 노출시킨 후 불이 붙거나 녹지는 않는지를 확인합니다. 원단 수준에서의 실험인 것이지요. 

이런 식으로요 (ISO 15025)
ISO 9151의 시험방식을 사용하는 열투과성 시험(heat transmission)의 경우 방화복 원단배열층 전체를 사용합니다. 겉감-방수투습천-안감을 순서대로 쌓고 불꽃에 노출 시킨 다음, 안감의 안쪽 온도를 측정하여 방화복이 직접 불꽃에 닿았을 때 방화복을 입은 사람이 언제 즈음 2도 화상을 입게 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지요.

열투과성 시험은 이런 식으로 아래 쪽에서 불꽃을 쏩니다. 

이 밖에도 여러가지 시험을 통해 방화복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소방관들에게 공급되는 방화복들은 모두 이런 시험들을 통과한 제품들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방화복이 성능기준을 충족하는데 왜 굳이 그중에서도 PBI 겉감을 사용한 방화복을 선택해야 할까요? 


표준에 사용되는 성능시험들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로 성능시험들은 생각만큼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위의 열투과성 실험으로 되돌아가보겠습니다. 




성능기준에서 요구하는 보호수준은 방화복이 17초간 불꽃에 직접노출되어도 2도 화상을 입지 않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열투과성 시험에서 불꽃을 내뿜는 버너의 직경은 38mm입니다. 현실에서 소방관이 플래시오버에 노출된다면 동전 하나 크기만큼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방화복 전체가 화염에 휩싸입니다. 


실제로 비슷한 열투과성 성능치를 가지고 있는 PBI 방화복과 아라미드 방화복으로 마네킹 연소 실험을 해보면 꽤 많은 격차가 나기도 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영상이 나옵니다)

위 실험은 모든 면에서 같고 겉감만 PBI / 아라미드로 다른 방화복을 마네킹에 착용시킨 채 8초 동안 불꽃에 노출시켜본 시험입니다.

두 제품 모두 유럽기준(EN 469)를 통과하는 제품들입니다. 열투과성시험도 모두 통과했습니다. 그래도 결과는 이렇게 판이하게 다릅니다. 2도화상+3도화상을 보면,

PBI- 6.1%
아라미드- 19.3%

원단 배열층을 잘라서 작은 불꽃에 노출시켰을 때와 방화복 전체를 불꽃에 노출시켰을 때의 결과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열투과성시험만 보았을 때는 두 제품은 비슷하지만, 마네킹 연소 시험을 보면 PBI 방화복의 성능은 압도적입니다. 

왜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요? 열투과성 시험은 열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아라미드 원단의 수축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수축은 방화복 수준에서는 방화복 전체의 열방호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작은 원단 샘플 수준에서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아라미드 방화복의 열투과성은 열투과성시험 설계 자체의 특성과 한계에 의해 과대평가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네킹 연소 실험과 열투과성 시험이 모두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바로 방화복에 가해지는 장력(당기는 힘)과 역학적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시험이라는 점입니다. 현실에서는 소방관은 항상 움직입니다. 따라서 방화복은 언제나 장력과 역학적 스트레스에 노출됩니다. 방화복의 방호성능을 확인하는 가장 현실적인 시험이라는 마네킹 연소 실험 마저도 이런 점이 반영되지 않은 "정적(static)" 시험입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는 언제나 "동적(dynamic)"이지요.



정적(static) - 마네킹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동적(dynamic) - 소방관은 언제나 움직입니다

그래서 PBI는 현실적이고 동적인 환경에서 방화복의 역할이 어떻게 제 성능을 다하는지 보기위해 Dynamic Flame Test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여러분이 맨 위의 동영상에서 확인한 바와 같습니다.



(재확인)

저희는 끊임없이 움직임이 있는 현장에서 불꽃에 노출 되었을 때 방화복의 겉감이 얼마나 버텨주는지가 소방관의 보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습니다.

PBI는 실험실 뿐만이 아니라, 실제 화재현장에서도 최고의 보호를 추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Dynamic Flame Test를 사용합니다. 전세계의 많은 소방본부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시민의 생명을 구하고자 불타는 건물 속으로 들어가는 소방관들을 위해 PBI를 선택합니다.



홍콩 - 2010년부터 PBI


FDNY(뉴욕) - 1994년부터 PBI
벨기에(국가전체) - 2015년부터 PBI

우리나라에서 2010년 특수방화복을 도입할 때 PBI 겉감도 함께 도입한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 였습니다.

인천 대우일렉트로닉스 화재 (2009년)
불꽃에 노출되어도 견뎌내는 겉감을 사용함으로써 방화복의 성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 하에 PBI가 대한민국 소방에 도입되었지요. 지금도 여전히 PBI 겉감원단은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동영상 속 두 원단 (PBI / 아라미드 혼방)은 모두 현재 방화복으로 사용되는 겉감입니다. 두 원단의 차이는 성능기준 상의 시험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방관 여러분에게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여러분의 동료와 가족들에게 고르라고 한다면 어느 쪽을 고르실 것 같습니까? 여러분, 여러분의 동료, 가족들의 선택이 여러분이 속한 소방본부의 선택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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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아보려면...

2018년 1월 3일 수요일

화재진압 때는 화재진압용 장갑을

요즈음 소방관들은 장갑을 착용한 채 활동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 사례들을 직접 보기도 했고, 듣기도 했고, 사진으로 접하기도 했습니다만, 장갑을 낀 채 작업하는 것이 많은 소방관들의 골칫거리가 된 것 같습니다.

신입 소방관들을 가르칠 때 보면, 소방관들이 화재진압 기술을 연습 할 때도 구조용 장갑이나 가죽 장갑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큰 문제입니다. 진짜로 현장에서 화재진압할 때 구조장갑을 낍니까? 대답은 "아니오!!!"이어야 합니다. 구조용 장갑은 화재진압용 장갑이 가지지 않은 조작성(dexterity)을 가지고 있지만 증기나 불에 대한 보호는 전혀 제공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장갑을 착용하는 것은 새내기 소방관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진압용 장갑을 착용한 채로 면체를 써보는 연습을 언제 마지막으로 해봤습니까? 장갑을 낀 채 공기호흡기 등지게의 어깨끈을 조절할 수 있습니까? 경험 많은 소방관들과 함께 이 두 가지를 연습했을 때 수년간 소방관 생활을 한 대원들 중 몇몇은 장갑을 낀 채로는 틀어진 면체의 위치를 바로잡지 못했고, 등지게의 어깨끈도 조절하지 못했습니다.

신규임용자 교육 때를 생각해봅시다. 교관이 모든 작업들을 진압장갑을 낀 채 하도록 시켰습니까? 아니라면 교관들은 화상을 입었던 대원들에게 화상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초고온의 환경에서 공기호흡기나 다른 개인보호장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여러분은 이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장갑을 벗었을 때 손이 화상을 입어서 절단 해야할 정도나 사망에 이르기 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까? 저는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쪽에 돈을 걸겠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어떻게 훈련하겠습니까? 움직이면 됩니다. 공기호흡기를 집어들고 동료대원들과 함께 가상훈련을 합니다. 센터 차고에서 연습하는 것은 품도 별로 들지 않습니다.

동료들과 모여 앉아 이 간단한 기술을 자가진단 하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5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 파트너는 현실성을 가미하기 위해 이 훈련을 할 때 토치를 가져옵니다. 좀 과하긴 하지만 필요하기도 합니다. 센터에서 점검해보는 기술들은 실제 현장에서는 섭씨 150도 이상의 상황에서 쓰일 것이니까요.

다음 훈련을 할 때는 반드시 진압용 장갑을 착용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구조용 장갑은 건물 밖에서는 괜찮지만 건물의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화상병동행 급행 티켓이 됩니다. 우리 중 아무도 가고 싶어하지 않는 바로 그곳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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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Gloving Up for the Firefight by Ryan Pennington
http://www.firehouse.com/blog/10827503/gloving-up-for-the-firefight

2017년 10월 25일 수요일

미국에 방화복 제조사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이유

미국에 방화복 제조사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이유
현재 우리나라에는 방화복 제조사가 총 다섯 곳 정도이다. 산청, 하나산업, 지구, 경도, 그리고 신기방적. 진양S&P가 (다시) 시장에 진입하려고 준비하는 중인데, 이 회사까지 들어오면 총 여섯개 제조사가 경쟁하는 구조가 된다. 소방관 수가 4만명이고 한명당 2벌 방화복이 지급되야 하며, 3년에 한 번 새 방화복이 지급되어야 하는 사정을 고려하면 연간 조달규모는 약 3만2천벌 정도가 된다. 매 해 조금씩의 조정은 있고, 3년 넘게 방화복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점, 내근직에게는 방화복이 잘 지급되지 않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연간 조달규모는 약3만벌 정도로 봐도 무방하다.
반면 미국의 방화복 조달 시장은 110만명의 소방관 (30만은 직업소방관, 80만은 의용소방관)이 업무에 종사하고 있으나 재구매 기간이 우리와는 달리 일률적이지 않고 두 벌 지급이 우리만큼 보편화되어있지 않다. 따라서 연간 조달규모를 정확하게 가늠하기가 어려우나 적게 잡아도 약 30만벌 정도의 규모가 나온다. 우리의 10배 정도. 그리고 이 시장에서 겨우 8~10개사가 경쟁한다. Globe와 Honeywell이 투톱이고 Lion, Fire-Dex를 위시한 추격자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규모로 보나 면적으로 보나 매우 거대한 이 시장에 왜 이렇게 소수의 방화복 제조사만 있을까? 중국만 하더라도 50개가 넘는 제조사가 있고, 유럽을 봐도 이보다 더 작은 시장 규모에 더 많은 제조사들이 할거하고 있다.
이유는 인증 비용이다. 설명을 위해 개념을 잠시 설명하자면 component는 방화복 원단의 각 배열층을 이루는 구성요소다. 겉감(outershell), 투습방수천(moisture barrier), 그리고 단열내피(thermal liner)를 각각 분리해서 말할 때 component라고 한다. composite은 이를 한데 묶은 세트를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component가 하나만 달라도 다른 composite이 되기 때문에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샌디에고 소방국의 2007년 구매는
겉감: PBI Matrix
투습방수천: Gore Crosstech 2-layer
단열내피: Glide
의 구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게 하나의 composite 세트고 여기서 하나의 component만 달라져도 다른 제품이 되기 때문에 따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우리와 같다. 예를 들면 산청은 SCA 1203S 모델과 SCA 1203SA 모델 두 제품을 방화복 라인에 두고 있는데 이 두 모델의 차이는 겉감이 PBI(SCA 1203S)이냐 아라미드(SCA 1203SA)이냐 뿐이다.
그런데, 미국은 소방국마다 자체 규격을 두는 경우가 많고 각 component를 지정하는 사례도 많다. 단순히 NFPA 1971 인증 제품 중에 최저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방화복의 각 배열층에 무엇을 써야하는지, 반사테이프는 무엇을 써야하는지, 디자인은 어때야하고, 주머니는 어느 위치에 달려야 하고,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지정을 해서 입찰공고를 낸다. 그러다보니 방화복 제조사는 어떤 소방국이 어떤 composite을 원할지 예상할 수 없으므로 대단히 많은 조합에 대해서 인증을 받아둔다. Globe 사의 예를 들자면 인증을 받아둔 composite만 100개가 넘는다. (세어보다가 지쳐서 그만뒀음) 문제는 한 라인당 인증 비용이 11,000달러(1300만원) 정도라는 것이다. 내가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한국에서 방화복 인증 비용은 모델당 350만원 수준이었다. (작년 방화복 사태 이전의 가격이었으니 지금은 더 떨어졌을 수도 있겠다.) 실제로 Globe나 Honeywell 같은 회사는 인증 비용으로만 한 해에 1백만 달러 이상, 즉 10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한다고 한다. 더 골 때리는 건 우리는 한 번 인증을 받으면 다음에 KFI 인정기준이 변경되기 전까지는 계속 유효한 인증으로 남는데 반해 미국의 인증은 연간갱신을 요한다는 것이다. 매년 같은 composite에 대해서 다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정리해보자면 미국에서는 한 해에 인증비용으로만 수억원을 날릴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방화복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는 거대한 시장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숫자인 8~10개사만이 이 사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소규모 신생 업체가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해외 업체가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다른 이유가 있지만, 그건 공간이 부족하여 생략하기로 한다. 

기동복의 미래

2016년 6월에 페이스북 개인계정에 작성한 글

방화복은 기본적으로 가벼울 수 없는 옷이다. 난연소재를 쓰는 겉감, 방수/투습 성능을 가지는 중간층, 그리고 최종적으로 열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안감으로 구성이 되어있는 옷이며,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맞닥들일 수 있는 여러가지 위험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기본적으로 질기고 튼튼한 성질을 갖는다.

무게를 줄이는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하지만 모든 방법에는 희생이 요구된다. 방수투습천을 제거하면 방수성능이 없는 방화복이 된다. 방화복에 무슨 방수성능이냐 하겠지만 화재진압은 많은 물을 사용하는 작업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안감의 무게를 줄이려는 시도 역시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겉감이 불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열의 침투를 막는 것은 안감이다. 안감이 가벼워진다는 것은 대개는 안감이 얇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감이 얇아진다는 것은 곧 외부의 열이 더 빠르게 방화복의 가장 안쪽까지 침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감은 영어로는 thermal liner 혹은 thermal barrier라고 불리는데, 이 barrier(방어막)는 피아구별이 없다. 즉 밖에서 들어오는 열을 막는 역할도 하지만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안에서 나가는 열도 막는다.

달리 말해보자면, 안감을 얇게 하면 무게는 가벼워지고 두꺼운 느낌은 줄어들지만, 화상에 한발자국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단순히 이 세 구성원단(겉감, 방수투습천, 안감)의 무게만 놓고 비교한다면 유럽(EN)-한국-미국(NFPA)순으로 무겁다. 미국 방화복의 무거움은 매우 악명이 높다. 왜 이렇게 미국 방화복은 무겁냐는 질문에 대해 내가 들었던 대답은... "미국에서는 소방관이 화상을 입으면 화상 치료에 드는 돈이 무지막지하게 많을 뿐만 아니라, 소방관이 소방본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구성원단의 무게 뿐만 아니라 다른 요소들 역시도 방화복의 무게를 결정 짓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주머니가 있는지 없는지, 주머니의 크기나 형태는 어떤지, 무릎/어깨/팔꿈치에 보강재가 사용되었는지, drag rescue device나 그 밖의 악세사리가 달려있는지, 반사테이프가 차지하는 면적은 어느정도인지 등등... 별것 아닌 요소들이 더해지고 더해지면 나중에 가서는 의미있는 숫자가 되기도 한다.

결국 방화복 무게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나마 방화복으로 인한 부담을 줄일수 있냐는 고민이 따라오게 된다. 미국식 해법은 겉감을 좀 더 유연하게 만들고, 안감은 피부에 닿는 부분이 좀 더 잘 미끄러지게 하여 마찰과 뻣뻣한 느낌을 줄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용을 써도 미국 방화복이 유럽 방화복에 비해 무겁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유럽은 그냥 더 가벼운 소재들을 쓰는 것으로 해결을 봤다. 벨기에 신규방화복의 자켓 구성원단 무게는 총 570g/sqm이고 바지의 경우에는 475g/sqm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610~650g/sqm 수준이고, 미국은 가장 가벼운 소재로 조합을 해봐도 630g/sqm 수준, 대개는 680~720g/sqm 범위를 보인다.

하지만 이런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유럽방화복 역시 시원한 방화복일 수는 없다. 첫째로는 세겹짜리, 실제로는 6겹까지도 되는 옷이 통풍이 좋아봐야 거기서 거기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소방관의 현장 활동이 보이는 강도와 화재현장의 주변온도를 고려해보면 방화복이 가지는 여하한 cooling effect는 현장활동 개시 5분안에 싹 사라진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영국의 한 소방본부에서는 바지에 안감을 빼버렸다는 것이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어차피 기동복(station wear)를 입으니 기동복이 안감 역할을 해준다는 것. 언제나 난연소재로 된 기동복을 입는다면, 괜찮은 해결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현행 기동복에 대해서 별 이야기를 하지 않아왔다. 우리 회사가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영역도 아니고, 파트너들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분야다. 다만 무엇이 기동복 표준의 핵심이고 정수인지, 그리고 왜 방염소재 기동복이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북미의 기동복 표준인 NFPA 1975의 핵심은 "방화복이 견디지 못하는 열에 노출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기동복이 화상을 더 악화시키지는 말아야 한다."이다. 우리네 활동복의 소재가 되는 폴리에스테르/나일론 계열 열가소성 수지가 미국에서 기동복 소재로 사용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이다. 몇몇 소방본부에서는 방화복 안에 입는 옷으로 Under Armour같은 브랜드의 기능성 의류를 금지시키기도 한다. 왜냐하면 이 기능성 의류들은 거의 대부분 폴리에스테르 계열이기 때문에. 열가소성 수지는 열이 가해지면 녹는다는 특징이 있다. 녹아서 피부에 달라붙으면 화상이 더 심해지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면은? 면은 열이 가해지면 굳어 부스러질 뿐 녹지는 않는다. 면으로 된 기동복은 NFPA 1975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면의 특징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땀흡수가 좋고 착용감이 좋다. 다만 내구성이 좋지 않고 (염색)색상유지가 용이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땀 흡수는 좋지만 흡수한 수분을 잘 날려버리지는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내구성과 색상유지의 문제가 바로 아라미드 계열 기동복이 파고드는 부분이다. 아라미드 계열 기동복은 비싸다. 하지만 내구성이 좋고 색상유지가 잘되기 때문에 더 오래쓸 수 있고 교체빈도가 낮기 때문에 총비용으로 본다면 면 기동복을 구매하는 것 보다 아라미드 기동복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것.

아라미드 기동복의 단점은 뻣뻣한 착용감과 땀흡수를 모르는 불편함이다. 현장 소방관 사이에서는 퇴출의 목소리가 높고 중앙소방본부에서도 복제 개선을 위한 용역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용역 연구를 해봐야 이미 나와있는 해외 사례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기동복이라는 하나의 옷에 너무 많은 기능을 요구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방화복 안에 입는 내의로서의 기동복은 성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본적인 보호역할을 방화복이 한다면, 내의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활동성과 착용감, 그리고 어느정도의 보호성능일 것이다. 반면에 대외활동 때도 입는 일상용 소방제복으로서의 기동복은 제복이 가지는 상징성, 근무복으로서의 깔끔함, 여러사람이 서있을 때 같은 색상으로 보이는 색상유지 등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 두가지 역할을 동시에 만족하는 소재와 옷은 없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기동복에 대한 (아직 시작도 안한) 연구용역이 어정쩡한 결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더위와 악전고투하는 소방관을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에서도 매우 고온다습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나 올란도라 하더라도 악명높은 NFPA 방화복을 피해갈 수는 없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소방관들도 NFPA 방화복을 입는다. 그들은 어떻게 견뎌내는 것일까. 해답은 현장에서의 잦은 로테이션이 아닌가 싶다. 공격-휴식을 반복하면서 열을 식히고 수분과 영양보충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 본사가 있는 샬롯의 소방본부는 15분 간격으로 교대를 한다고 들었다.

2017년 9월 26일 화요일

어디까지 와있나?

소방장비 생애주기별 관리체계 재정립
국민안전처, 소방장비관리규칙 전부개정 계획 밝혀
신희섭 기자ㅣ 기사입력 2015/08/24 [11:16]
▲ 소방장비규칙 전부개정 계획(사진-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 소방방재신문
소방자동차 위주의 현행 소방장비관리규칙이 소방장비 전 품목의 관리로 확대되고 소방장비의 분류 및 보유기준도 현실에 맞게 조정된다.

또 소방장비가 구매부터 관리ㆍ운용, 불용까지의 생애주기별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재정립될 예정이다.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는 소방장비의 품질향상을 위해 현행 제도적 미비점 개선은 물론 효율적인 장비관리로 변화하는 소방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법령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소방본부의 소방장비관리규칙 전부개정 계획에 따르면 우선 소방장비 표준규격 및 자체규격 심의회 운영근거가 마련된다.

소방장비관리규칙 내 이 같은 근거가 마련되면 소방장비 표준규격의 선진화를 위해 관계전문가로 구성된 표준규격심의회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또 시ㆍ도지사가 소방장비 성능향상을 위한 표준규격 일부변경 또는 표준규격이 없는 소방장비 구매 시 자체규격 심의회를 운영할 수 있게되며 표준규격이 없어도 지자체별 소방 환경에 부합하는 소방장비 도입이 가능해진다.

소방장비 검사ㆍ검수의 전문성이 강화되고 소방장비의 안전관리 책임도 보다 명확화될 전망이다.

중앙소방본부는 소방장비의 품질확보 제고를 위해 소방장비 구매 시 소방기관장이 검사를 실시하되 소방공무원 및 관계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검사반을 운영토록 하고 소방장비를 관리ㆍ운용하는 사람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도 개정안에 담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방장비관리규칙 개정안에는 개인보호장비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고 시ㆍ도 및 소방기관 간 소방장비의 이동 근거도 마련될 예정이다.

이는 개인보호장비를 방화복과 방화두건, 헬멧, 장갑, 안전화 및 공기호흡기로 규칙 내 명시하고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시 우선 지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소방장비의 사용감소 및 과대보유 등으로 발생하는 재고를 동일 시ㆍ도 내 소방기관 간 이동할 수 있도록 해 예산 절감의 효과를 높이고 장비사용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소방공무원이 다른 시ㆍ도로 전보되는 경우 본인이 사용하던 개인장비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중앙소방본부는 소방장비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및 소방장비의 불용ㆍ연장사용 절차, 소방장비의 분류체계 및 보유ㆍ장비적재기준 재정비 등의 내용도 소방장비관리규칙 개정안에 담을 계획이다.

소방장비 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되면 소방장비의 구매부터 불용까지의 이력과 현황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

중앙소방본부 관계자는 “소방장비를 대분류 8종과 중분류 52종, 소분류 256종으로 구분하고 소방서 및 119안전센터 등 소방기관별 필수장비와 선택장비로 구분할 예정”이라며 “이달 중 소방장비관리규칙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11월 경에 공포ㆍ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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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용 방수투습천

국내 소방장갑은 사용하는 방수투습천 소재의 종류에 따라
PU(폴리우레탄)계열과 ePTFE(익스팬디드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계열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가격은 PU계열이 ePTFE계열에 비해 저렴합니다.

두 소재의 가장 큰 차이는 열이 가해졌을 때 변형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첨부한 사진은 ePTFE (고어텍스)와 PU 계열 방수투습천을 섭씨 180도의 오븐에 5분간 넣었을 때의 형태를 비교한 겁니다.

왼쪽은 ePTFE, 오른쪽은 PU.

특수방화복은 규정상 ePTFE (혹은 ePTFE/PU bi-component)를 방수투습천으로 사용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PU가 사용되지 않게 되었지만, 장갑은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소재규제가 없기 때문에 PU도 쓰입니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보면 이런 결론이 내려집니다.

"ePTFE 제품은 열에 노출되었을 때도 수축하지 않는 성질상의 우위가 있으나, 가격경쟁이 붙으면 ePTFE 장갑이 쓰이는 일은 없다."